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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틈새에 다시 잡은 핸들, 장롱
면허운전연수로 되찾은 내 생활의 주도
권 하루하루 밀려 사는 줄만 알았던
나,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고
느꼈어요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았
어요. 온전히 내 시간이란 게 사라지
고 나니까, 어느 날 문득 멈춰 서게
되더라고요. 마트 한번 가는 것도
남편 차 시간에 맞춰야 하고, 아이
병원은 꼭 택시 타야 하고, 친정은
갈수록 멀게만 느껴졌지요. 그런데요,
그 모든 불편함의 원인이 운전을 못
한다는 것에서 비롯됐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면허는 있었어요. 따놓
기만 했지, 차에 타본 건 딱 시험
볼 때가 마지막이었죠. 어느덧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지 7년이 흘렀고,
지금도 늦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
이 앞섰지만 이제는 내가 바뀌지 않으
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그렇게 선택한 게 바로 장롱면허운전연
수였어요. 남편 차 키 대신 내 차
키를 스스로 챙기고 싶었던 날, 연
수를 시작했어요처음 업체를 알아볼 땐
솔직히 조건이 많았어요. 방문 연수
가능해야 했고, 주말에도 수업을 받
을 수 있어야 했고, 자차로 배우든
업체 차량으로 하든 보험이 확실히 적
용되는 곳이어야 했지요. 육아와 병행
하다 보니 이동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
졌거든요. 다행히 그런 조건을 만족시
켜주는 곳을 찾게 되었고, 상담부터
엄마들 맞춤 연수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놓게 되었어요.첫날 강
사님과의 만남. 내가 얼마나 긴장했는
지 차문도 제대로 못 닫았어요. 그런
데 강사님이 첫날은 무조건 어색한 게
맞아요. 당연해요.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풀어졌지요. 시트 위치, 핸
들 높이, 거울 조정 같은 기초부터
하나하나 짚어주셨어요. 이 차는 이제
내 몸의 일부다라는 말을 반복하시며
차에 익숙해지는 감각을 훈련해주셨지
요.둘째 날엔 내 생활 반경 내에서
주행 연습을 했어요. 우리 아이 어린
이집 앞, 자주 가는 마트, 친정 가
는 국도까지 코스를 내가 지정했고,
그 루트 그대로 연수를 진행했어요.
처음엔 진입로에서 턱 막히고 브레이크
에 발이 굳기도 했지만, 강사님의 차
분한 설명과 옆자리에서의 든든한 리드
덕분에 조금씩 나아졌어요. 장롱면허
운전연수의 강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느꼈어요. 단순히 운전 기술을 배우
는 게 아니라 내가 실제로 다닐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구조였거든요.셋째 날
에는 주차에 집중했어요. 사실 가장
두려웠던 게 이거였어요. 좁은 골목,
벽과 벽 사이 주차, 평행으로 쑤셔
넣는 것까지. 실패할 때마다 눈치
볼까 봐 마음 졸였지만, 강사님은 오
히려 실패할수록 좋아요, 이제 감 잡
으셨어요.라며 실패를 격려로 바꿔주셨
어요. 후진할 때 어느 각도에서 핸들
을 언제 돌려야 하는지, 백미러 각도
와 보조 선 보는 팁까지 현실적인 조
언이 쏙쏙 들어왔어요. 덕분에 마트
주차장에서 혼자 후진주차 성공했을 땐
, 속으로 만세 세 번은 외쳤지요.넷
째 날은 종합 연습이었어요. 아이 등
하원, 남편 직장 근처 픽업 코스,
시내 은행 볼일까지 직접 계획한 루트
를 스스로 주행해보았어요. 긴장은 됐
지만, 그동안 연습했던 실력이 하나하
나 연결되면서 흐름이 잡히는 게 느껴
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엔 강사님이 조
용히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제 혼자 타
도 돼요. 저 없이도 충분해요. 그
말에 가슴이 꽉 찬 느낌이었어요. 장
롱면허운전연수가 단순히 운전법만 알려
준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믿게 해주
는 시간이었단 걸 그때 느꼈어요.
이제, 나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이동할 수 있어요연수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이 태우고 마트
에 다녀온 거였어요. 사소한 일이지만
, 그날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었어요. 장을 보고 짐을 실을 때마다
, 신호를 기다릴 때마다, 내가 진짜
이걸 하고 있구나 싶은 감동이 있었
지요. 지금은 주말마다 아이 데리고
놀이터, 시댁, 친정까지 자차로 다닙
니다. 옛날엔 무조건 남편 의존하거나
카시트 챙기기 귀찮아서 미루던 외출
도, 지금은 내가 스스로 계획하고 움
직이게 되었어요.그리고 중요한 건,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장롱면허운전연
수 덕분이었다는 점이에요. 기술보다
마음을 바꾸는 시간이었고,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을 배운 시간이었어요. 그
래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
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어요. 망설이는
그 시간이 제일 아깝다고요. 나도
그렇게 몇 년을 미루다 결국은 한 번
의 결심으로 바뀌었으니까요.운전은 단
순히 차를 몰 수 있게 되는 게 아니
라,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계
속 실력을 다듬어가겠지만, 지금 나는
충분히 내 삶을 운전할 수 있어요.
그렇게 나는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멋지게 옮겨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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